프로그래밍/개발 이야기

위임은 어떻게 받아야 하는가?

YuminK 2025. 4. 20. 09:26

약 1년 전에는 위임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회사 내에서 사원으로 있지만 '경영 도서'를 읽다보면 대표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물론 그러한 예측은 사실이었고 적어도 내 생각에는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대표의 시각에서는 어떤 부분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지, 어떤 역량을 키워야만 하는지 등등 알게 된 점이 많다. 게임 프로그래밍 학원 원장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것, 구직 기간동안 면접을 보고 다닌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많이 정리했었다. 

 

1. 인사 가스라이팅 정리글(자청)

https://blog.naver.com/richyumin/223329001065

2. 통제에 의한 리드, 문맥에 의한 리드

https://blog.naver.com/richyumin/223340494631

3. 기업은 리스크를 줄여주는 사람을 채용한다

https://blog.naver.com/richyumin/223769674799

4. 인재채용이 전부다

https://blog.naver.com/richyumin/223343036490

 

나는 개발자로 일을 하고 있지만 '조직문화' '인사관리' 같은 부분에도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냥 성향 자체가 매우 general한 편이라 개발도 잡식성이고 독서도 잡식성이다. 지금보니 그냥 나는 내 스타일대로 미쳐있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하다. 회사에서 일에 미쳐있는 사람들은 간혹 보기는 하는데, 나도 어떠한 부분에서는 굉장히 미쳐있는 사람이란 것이 느껴진다. 독서와 글쓰기에 꽤 진심인 듯 하다. (물론 나보다 글쓰기와 독서에 미친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 근데 이 정도만 되어도 상위 10%내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거에 신입부터 2년의 경력이 있는 시점에서는 개인의 성장의 측면에서 그다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신입 시기는 약간 성장버프 같은 것이 있는데, 정말 말 그대로 뭘 하든 실력이 느는 시기이다. 안 해본 기술을 다뤄봐도 실력이 늘고 기존에 했던 것을 반복해서 능숙하게 만들어도 실력이 느는 시기이다. 그래서 딱히 '어떻게 실력을 키워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가 없다. 그냥 갈아넣으면 실력이 쌓인다. 다만, 신입 시기가 가장 멘탈이 나갈 확률이 높아서 이런 부분은 케어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개발자로 경력이 쌓이는 시점이 되니, 어느 수준의 업무를 위임을 해야 하는가? 혹은 위임을 받아야 하는가? -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내 입장에서 반복적인 업무를 맡아서 처리를 한다면 개인의 성장이나 회사의 이득에 좋지 않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고, 회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돈을 주면서 쉬운 업무를 맡긴 꼴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위임을 잘 해야하고, 또 잘 받아야만 한다. 

 

위임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차적으로 회사는 조직과 Fit한 인원을 선별해서 뽑아야 한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같은 책을 보면 회사와 맡는 인재를 채용했을 때, 그 사람을 관리하는 리스크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 좋은 인재를 채용해서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가야하고, 애초에 잘못된 인재는 뽑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애초에 야망이 크고 욕심이 많은 사람을 골라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당한 수준으로 만족할 사람을 뽑아버리면, 무언가에 하나씩 미쳐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성에 차지 않는다. 물론 발전에 대한 욕심뿐만 아니라, 회사와 스타일이 맞는지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긴 하지만, 그게 또 소프트스킬에서 나오는 'Fit'의 영역이니 잘 뽑아야 한다... 인사관리 잘못해서 썩은 사과를 채용하면, 전체적인 회사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진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아직 개발 실력(하드스킬)과 소프트스킬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아마 평생 부족하다고 생각할 것 같기는 한데... 개발 실력을 쌓고 회사에 기여하고, 더 높은 수준의 업무와 관리적 역량을 같이 키워나가면 좋을 것 같다. 싫으나 좋으나 결국 리더가 된다. 리더쉽 역량은 가만히 있는다고 느는 것이 절대 아니다.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아무튼 위임 이야기로 돌아가면, 현 회사는 '자유롭지만 스스로 나서야 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사실 회사 내에서 포지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고 물어보고 있긴 한데, 그냥 내 포지션은 스스로 개척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는 방향이 회사의 입장에 도움이 된다면, 크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나는 Flutter프레임워크로 UI개발은 꽤 해본 입장인지라 솔직히 그렇게까지 흥미가 생기진 않는다. (리액트는 느낌이 다름) 물론 통합테스트 코드를 보거나 잘 작성된 로직을 볼 때는 즐겁긴 한데, 들어오는 업무 자체가 뭔가 슬라이스 1조각 던져주는 느낌이라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양적인 부분에서 봐도 많은 것도 아니고 질적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물론 처음에는 시행착오의 시간이라 어쩔 수 없고, 회사 내에서도 '잘 처낼 수 있는가'에 대한 신뢰이슈도 있어서 쉬운 것부터 줄 수밖에 없었을 것 같기는 하다. 

 

아무튼 내가 원하는 포지션은 UI비중을 10~20% 정도 줄이고, 비즈니스 로직 구현에 해당하는 업무를 더 맡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솔직히 나한테 UI개발 맡겨서 어느 정도 쳐준다고 해도 메인으로 UI개발을 맡아서 다 처리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돈 주는 비용이 더 많이 나가는 상황이라 생각한다. 월급루팡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내 입장에서 보기에 그닥 좋아보이는 상황은 아니다. 업무적 난이도 혹은 양을 늘려야 그나마 회사에서 '주는 돈 대비 나쁘지 않구나'라고 생각하지, 지금은 솔직히 애매한 상황이다. 

 

아무튼, 이전에는 소스파악에 초점을 맞춰서 놀고 있기는 했는데(?) 이제는 일을 더 달라고 하고 적극적으로 가져오는 게 좋을 것 같다. 경력직 개발자로서 포지션 문제가 걸려있는 문제라서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 회사에 들어가서 어떤 영향을 끼칠 수가 없다고 느끼면 그건 그것대로 위험한 상황이니까... 잘 해보자. 기본적인 실력은 있으니까 나름 잘 적응할 것이다. 일 더 달라고 하는데 싫어할 회사도 없을거고... (애초에 일이 없는데 사람을 왜 뽑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