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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개발 이야기

개발만 하다보니 삶의 여유가 없다

by YuminK 2025. 4. 9.

당연한 이야기지만 최근에 다시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삶의 여유'라는 게 없어졌다. 물론 회사에서 야근을 강제하면서 여유를 없애고 그러지는 않는다. 그냥 내가 회사 소스 분석하고 이것저것 공부하면서 여유를 없애버린 것이다. 회사에서 빡세게 집중해서 작업하고 집에와서 밥먹고 소스 1시간 보고 뻗어버리는 일이 생기고 있다.... 아마 회사에서도 1~2시간 정도 공부하다가 퇴근해서 그런 듯 싶다. 

 

나는 알고 있다. 이대로 하면 진짜 말도 안 되게 빨리 늘 것이다. 인생 자체가 '개발'에 온 신경이 다 쏠려있을 때, 실력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하는 것을 이미 경험해본 적이 있어서 알고 있다. 더 잘하고 싶고 더 많이 배워야 한다는 마음이 가득할 때, 어떻게 하면 실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까에 대해서만 고민하게 된다. 당연히 누가 시키지 않아도 회사 소스를 분석하고 있고(쉽지는 않다...) 도메인 관련 지식도 배우고자 시간을 붓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의욕만 너무 앞서고 시간이 모자라다. 집 - 회사 왕복하면서 개발 관련된 것으로 7~80%로 채웠기에 모든 정신이 개발에만 쏠린다. 나는 인생을 갈아넣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이전에 백수 생활하면서 실컷 놀았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지금은 공부를 안 하면 안 되는 상황인 점도 있고, 자기객관화가 된 상태라서 오히려 스스로를 받아들이기가 담담하다고 해야하나. 

 

회사에 따라서는 내가 실력있는 개발자 그룹군에 바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 회사는 시니어급 인력이 대부분이라 '경력 3년 개발자' 정도면 '키워서 써야 한다'라는 인식이 있다. 사실 특이하게 잘하는 케이스가 아니라면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일텐데, 더닝크루거 효과처럼 내 수준을 과신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누가 직접 때리면서 '너는 개발을 잘하지 않는다'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시장에서 충분히 얻어맞고 객관화가 되었다...

 

처음에는 돈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하곤 했다. 회사에서 실력에 맞는 돈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니까(산업기능요원이면 그럴 수 있음), 근데 결국 회사라는 곳은 '실력이 있으면 인정을 해준다'라는 스탠스이다. 애초에 실력있는 개발자를 우대해주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력이 있으면 어디든 이직할 곳은 넘치는 업계이기 때문에, 굳이 1곳에서 정착할 필요도 없지 않는가. 옆집에서 1~2천 만원 더 준다는데 안 옮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개발 업계는 기본적으로 실력으로 말하는 업계이다. 실력이 있는 개발자를 구하고 싶어서 아우성인데 '회사가 돈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라는 마인드는 틀려먹은 것이다. 실력이 있다는 전제하에 원하는 돈을 맞춰주겠다는 회사는 차고 넘친다. 단지 그 정도의 실력을 갖추지 않아서 느껴본 적이 없을 뿐이지. 아쉽지만 나도 아직 경험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갈아넣으면서 실력을 쌓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냥 요즘 회사에서 도메인에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로직을 계속 보다보니, 내가 기존에 만들어본 것들이 얼마나 장난감 수준이었는지 깨달았다... 이전에는 그 도메인에 해당하는 로직이 거의 읽히지 않는 수준이라, 딱히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 보니까 그냥... 나는 그저그런 개발자1 수준이었다. 이걸 알게 된 점이 공부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작업하는 분야에서만 능숙하게 쳐낼 수 있고, 그게 UI분야거나 단순 CRUD작성에 그친다면 사실 대체되는 인력에 속한다.

 

요즘은 인생을 갈아넣고 있어서 체감상 '힘들다'라는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회사에 있는 시간을 줄이고 집에서 더 공부를 해야하나 싶기도 하다(이게 밥 먹는 시간이 늦어져서 힘든 것도 있어서) 아무튼 빨리 회사 업무에 필요한 지식을 충분히 습득해서 '실력있는 개발자'로 인정받는 수준으로 올라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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