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발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발 실력'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도 정말 맞는 말이다. 근데 개발 실력 외에도 중요한 것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상급자의 생각을 읽는 능력'이다. 요즘 세대들은 세상이 원하는 것을 주려고 하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려는 경향이 크다. 아무래도 어린 시절부터 대우를 받고 귀한 자식으로 크다보니 그런 경향이 있는 듯 싶다(나도 귀한 자식으로 자랐다)
내가 일주일간 회사를 다니면서 느낀점은 '과거의 가치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더라도 '노동' '돈' '노력'에 대한 가치는 훼손되지 않는다. 요즘 세상은 이러한 가치들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을 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점점 귀해지고, 대충대충 적당히 넘어가려는 사람은 늘어간다. 물론 그렇게 살아도 세상은 적당히 돌아가지만, 더욱 인정받는 개발자가 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인정받는 개발자는 단순히 '개발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개발도 잘하지만 일 자체를 잘해야 한다. 일을 잘한다는 의미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상급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인정을 받는다. 모든 회사는 어지간하면 '일을 잘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다만, 회사의 스타일에 따라서 Fit한 회사가 있고 아니고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본다.
나의 경우에 첫회사에 들어갔을 때, 회사가 나를 뽑아준 것이 감사했고 열심히 일하고 싶었다. 입사하고 지속적으로 회사 코드를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주말에 커밋도 하면서 일을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 회사에서 나의 노력에 대해 알아주진 않았고... 오히려 그들의 기준에 맞지 않았는지, 갈굼을 당하기 일쑤였다. 이런 사례만 보더라도 단순히 일을 잘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의 방향성이 회사와 Fit한 구석이 있어야 꾸준히 노력하고 인정받는 것이 가능하다.
회사가 어떤 피드백을 주는지도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보통 시니어급의 관점에서 보는 시각하고 신입이 보는 시각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나마 대리~과장급이 되어야 슬슬 관리자의 시각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잔인하게 들릴 수 있어도 상대방에게 명확한 피드백을 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나는 명확한 피드백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 (오히려 피드백을 주지 않고 뒤에서 수근대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나? 이게 오히려 상처임..)
물론 누군가는 꼰대같은 소리를 한다고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맞는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것도... 책임이 없지는 않다. 조직과 맞는 사람은 오랜시간 함께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애초에 회사는 조직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만 남는다. 그런 사람들만 인정받고 살아남는 곳이 조직이다. 대표 옆에는 대표와 비슷한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포진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만 봐도... 너무 당연하지 않나.
모든 회사의 공통점: 겉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내진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이야기를 하면 꼰대처럼 보일 가능성이 있을 것 같으니까.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사실 100%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그 이상의 가치를 뽑아내 주는 것을 원한다. 일을 더 열심히 하길 원하고, 회사와 관련된 공부도 빡세게 해오길 원한다. 회사의 중역들은 이런 것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당신 같으면 나이먹고 꼰대소리 듣고 싶겠는가? 그냥 말을 안 하고 말지.
=> 그러니까 눈치있게 알아먹고 빡세게 공부하는 것이 좋다. 10의 강도로 이야기를 할 것을 2~3의 강도로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알아서 6~8정도의 강도로는 기대치를 만족시켜 놓아야 '일을 잘하는 사람' '일을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말로만 '열심히 하겠다'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 회사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일을 잘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방법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수준이 아니라 세상이 원하는 수준에 맞추는 것이 '인정받는 개발자'로 올라가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시켜야만 업무 관련 공부를 하는 사람은 회사에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수준의 사람은 어딜가든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역량을 발전시키고 회사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구하기 힘들다. 일을 잘하고자 하는 사람은 당연히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공부하고 발전한다. 이것이 회사에서 인정받는 개발자와 그렇지 않는 개발자의 근본적인 차이이다.
다양한 회사들과 면접을 하면서 느낀점이 하나 있다. 회사들은 'Z세대에 대한 기피'가 확실히 있는 편이다. 과거 세대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다르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다루기가 엄청 까다로운 편이다. 말 한번 잘못했다가 꼰대 소리들을 걱정을 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까, 걱정하면서 한 마디씩 꺼내는 경향이 있다.
근데 솔직히 Z세대를 다루기 어려운 것은 나도 인정한다. 얘네들 성향을 보면 회사 일보다 자기 성장이 더 중요하다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지라 골때리는 짓도 간혹하긴 해가지고... 그리고 시킨 일만 하고 다른 거 시키려고 하면, 안 하겠다고 발악하지 않는가. 나는 이런 일을 하려고 입사한 것이 아니다. 내가 이걸 왜 해야 하느냐.. 부터 해가지고 까다롭긴 하다. 인정. 그리고 자기 실력에 비해 더 많이 받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귀한 자식 패시브가 있어서 그렇지 뭐...)
세대 관련 책을 읽어보면 솔직히 X세대의 감성도 이해가 되고, Z의 감성도 이해가 된다. 당시에는 경제성장기를 바탕으로 종신고용의 가치가 남아있었고, 오랜 기간 함께 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니까. 근데 요즘 친구들은... 그런 감성보다는 그냥 자신한테 이득이 되는 선택이 보이면 그쪽으로 넘어가고(이직 or 퇴사) ... 나름 회사 입장에서 골치아픈 문제일 것이다. 기껏 뽑아놓더니 퇴사... 또 사람 뽑고 퇴사... 반복...
관리자급에 있는 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으면 된다. 그리고 말로만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이번 주말에는... 회사 어플을 만져보면서 공부를 해보자. 아쉽게도 아직 소스 분석한다고 밥값을 못하고 있다. 이번에 공부한 내용이 앞으로의 기능 개발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러니까 코드 분석에 빡세게 시간을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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