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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개발 이야기

개발경력 3년 쌓이고 보이는 것들

by YuminK 2025. 4. 11.

요즘 회사를 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회사마다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라는 점이다. 솔직히 말하면 애초에 신입때 뭘 잘 모르는 상태기도 했다.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도 모르고, 개발 실력 좀 있다고 설치는 꼴 아니었을까?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봐도 신입치고 나쁜 실력은 아니었다. 기업에서는 산업기능요원 신분으로 정부지원금 + 낮은 연봉으로 쓰기에 나쁘지 않은 인력이었을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를 채용한다는 리스크는 다른 조건으로 커버가 되는 수준이었다. 

 

회사 4곳의 분위기를 경험하면서 느끼는 점은 '신입들은 어딜 가든 신입스러운 분위기가 난다'라는 것과 '연차대비 압도적으로 잘하는 사람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입인데 너무 잘하는 사람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내가 그 정도 수준이 아니라 만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2~3년 빡세게 갈아넣고 신입으로 취업해서 연봉 5천 이상을 받아내는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2~3년 경력자는 그냥 씹어먹는 사람들이다... 

 

신입 개발자는 사회생활 경험이 적어서 '이런 부분을 알려줘야 한다'라는 인식이 있다. 게다가 개발 실력으로도 바로 퍼포먼스를 내주는 경우가 적으니 기업에서 기피하는 대상이 된다. 요즘같이 종신고용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 사회에서 회사에서 신입을 키워야하는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스스로 성장하고 인정받는 모양새가 되어야 실력있는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다. 

 

근데 이러한 성장이라는 개념도 자신이 속한 집단의 환경에 따라 너무나도 달라질 수 있다. 있던 열정도 없어지게 하는 회사가 있는 반면, 없던 열정도 만드는 회사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의 역량적인 부분과 태도 역시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다. (세이노의 가르침을 5번 정도 읽으면 일잘러의 마인드를 배울 수 있다)

 

신입 개발자 시절에는 회사의 코어 코드를 보더라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여러 사람들이 적당히 짜고 간 코드를 봐도 마찬가지였다. 코드가 읽히지 않았다. 그래서 재미가 없었던 것 같다. 근데 어느 시점이 되니 읽히지 않는 코드들이 읽히기 시작하고, 나도 비슷한 코드를 따라 만드는 수준이 되었다. 개발 업계는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코어 로직을 읽고 해석하는 수준이 되어야, 회사 일도 재밌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연차가 낮을 때는 사실 '무엇을 잘하는 것이 실력인가?'에 대한 답을 내지 못했던 것 같다. 요즘 생각하기에는 '뭘 하든 잘하면 그만이다'라고 생각하긴 한다. 상대적으로 빡센 도메인을 잘해서 고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밸런스 좋은 개발자로 성장해서 고연봉을 받는 길도 존재하니까 말이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한 방향성으로 가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정 기술을 딥하게 하면서 밸런스가 좋은 개발자로 성장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UI개발이나 단순 CRUD수준은 누구를 맡겨도 기본은 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요즘 회사 소스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똑같은 기능을 만들어도, 코드 퀄리티는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괜히 경력자를 선호하는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싼 값에 UI맡기고, 서버개발 맡기고 하겠지만... 퀄리티를 중요시하는 회사는 돈을 더 쓰더라도 퀄리티 높은 코드를 작성할 수 있는 인력을 채용하고자 한다. 

 

똑같은 분야의 개발이어도 개발자들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라... 어떤 분야를 하든 딥하게 하려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 지금 당장 코어 로직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꾸준히 공부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 이런 게 중요한 것 같다. 회사에서 무엇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공부를 미친듯이 하는 편이 좋다. 물론 회사 소스에서 보고 배울 것이 많다거나 환경적인 조건이 괜찮다면, 더 나이스한 상황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자신이 꼭 나이스한 상황에 있지 않다고 해서 '이런 환경에서는 성장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나도 솔직히 전회사(SI)에서 수준 낮은 코드도 상당히 많이 봤고 사람 문제도 많았다. 근데 역설적으로 개발에 시간을 갈아넣으면서, 더 잘하고자 노력하면서 어떻게든 배우려고 하니 성장 자체는 많이 했다. 회사에서 좋은 업무를 주지 않는다고? 그러면 집에서 스스로 사이드 프로젝트라도 하면서 실력을 키워라, 징징거릴 시간에 공부를 하는 편이 인생에 훨씬 도움이 많이 된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팁 하나를 주자면, 입사 초기에는 일부러 남아서 회사 소스를 더 분석하거나 일을 더 해라. 집에서 공부를 하는 것도 나쁘게 생각하진 않지만, 퍼모먼스적인 측면에서 떨어진다. 일부러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티를 내주면 앞으로 사회생활이 편해지는 것이다. 일부러 티를 팍팍 내는 스타일로 가라. 일찍 퇴근하고 집에서 공부를 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신뢰를 쌓는 길이다. 입사 초기에 공부하겠다고 일찍 퇴근하는 것은 '회사 소스에 대한 분석은 덜 되었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열심히는 안 하는 것 같다...'라는 인식을 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어지간하면 근태는 꼭 지켜라. 어른들은 근태에 대한 기준이 Z보다 훨씬 높다. 명심해라) 

 

회사에서 누군가를 평가하는 상황에서는 '눈에 보이는 퍼포먼스' 역시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물론 정말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일을 잘한다는 것은 '실력'적인 부분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건 어느 회사든지 공통적인 부분으로 명심해야 한다. 스스로 잘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공부를 하고 있다. 나는 열심히 일할 것이다 - 라는 인식까지 주는 편이 훨씬 낫다. 

 

공부를 할 것이라면 좀 나대면서 하는 편이 낫다 - 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남들이 보기에 '이게 그렇게까지 중요한 내용인가?' 싶은 부분일지라도 글로 정리해서 한번 올려보자. 그러면 적어도 1~2번은 더 보면서 복습하게 된다. 정리 스킬도 쌓이는 것도 당연한 사실이다. 아무튼 정리는 꾸준히 하는 것을 추천... 

 

요즘 느끼는 생각을 정리해봤다... 나도 신입때 누가 친절하게 알려줬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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