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세이노의 가르침'을 약간 읽었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저자의 색체가 너무 강렬하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온 시대의 감성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피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 정도로 문체가 강하고 자기 생각이 확고하게 드러난다.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것은 '바닥부터 시작하려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정말 끝도 없이 바닥으로 내려가자는 소리는 아니다. 그럴 필요도 없다. 다만, 자신의 수준을 파악하고 그 수준에서 삶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역행자>에서 나온 '자의식 해체'와 비슷하다.
최근에 구직을 하면서 솔직히 말하면 화가 났다. 도대체 4200 정도의 금액이 얼마나 대단한 실력이기에 나한테 주려고 하지 않는거지? -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상의 가치를 가졌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었다가 꾸준히 객관화시킨(?) 금액이 4200이었으니까. Z세대에게 '자기객관화'는 기본적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나한테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거나...
사회생활을 전혀 해보지 않은 20대의 청년들이 '나는 대기업이 아니면 취업하지 않겠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근데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보기에는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로 들린다. 물론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대부분은 그 정도의 실력을 갖추지 않았을 것이다. 십중팔구는 자신의 수준을 잘못 파악하고 너무 높은 이상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2천 만원 격차인데, 백수하면 5천 만원 격차 아니냐?'라고 말하면서 비꼬는 것이다.
솔직히 뭐 두 의견 모두 개인의 생각에 따라 달렸으니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다만 나는 Z세대는 기본적으로 '바닥부터 시작하는 정신'이 부족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실력이 부족하면 입은 닫고 결과로 보여줄 생각을 해야하는데,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애초에 많이 없는 것 같을 때가 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배고프지 않다... 무언가를 해보려는 의지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많다.
나도 솔직히 꼰대들 정말 많이 봤고 그 사람들이 온갖 진상 다 부리면서 사람 힘들게 하는 것도 알고 있다. 근데 솔직히 우리가 그 회사를 평생 다니면서 꼰대들 비위 맞추면서 살 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러면 스스로를 위해 계속 실력을 갈고 닦고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도대체 '회사가 ~식으로 나오니까, 나는 공부고 뭐고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라는 마인드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사실 아무것도 안 하지는 않았음)
회사에서 사람 힘들게 하고 꼰대짓하는 것은 그냥 기본이다. 일보다 사람이 힘들고 정말 말로 살벌하게 싸우는 경우도 간혹가다 생긴다. 근데 그게 뭐 어쩄다는 것인가? 걔네가 등신짓거리를 하고 있으면 나도 등신처럼 행동해도 된다는건가? 안일한 태도로... 어중간한 생각을 갖고 살아봐야 ㅈ되는 것은 다른 누구의 인생도 아닌, 자신의 인생이다. 왜 스스로의 인생을 그렇게 하찮게 살아가려고 하는가.
회사가 실력으로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책과 글쓰기로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승부를 봤어야 했다. '하... 이 **새끼들 사람 힘들게 하네, 그러면 내가 공부를 해서 니들 다 밟아버리겠다'라는 마인드로 살았어야 했다. 이런 마인드로 살지 않은 것에 대해 솔직히 후회한다. 나에게 이런 악바리 정신이 강했다면, 지금쯤 내가 원하는 금액은 충분히 받아내고도 남았을 것이다.
세상이 원하는 결과를 주지 않는다고 분노해봐야 의미가 없다. 바꾸어야 할 것은 안일하게 살아온 정신 상태지, 세상에 대한 나의 평가가 아니다. 이제는 그냥...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인드로 다시 해보려고 한다. 어차피 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진정으로 바닥부터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심리적인 바닥일 뿐이다. 바닥부터 기본을 다지면서 하나씩 올라가야 한다.
주제에 맞지도 않은 연봉 수준이나 처우는 바라지도 말아라. 그냥 일을 어떻게 하면 잘할지 고민하고, 업무 관련된 공부에 2~3년 동안은 꾸준히 미쳐보자. 그러면 나도 조금은 괜찮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한탄은 아무것도 아닌 시점이 찾아올 것이다. 이걸 버티고 남은 인생 편하게 사는 것과 어설픈 마인드로 평생 회사탓만 하면서 살아가는 것 둘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이다.
입은 닫고 공부나 하자... 지금 시점에서는 이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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