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이젠 2000년생이다'라는 책을 읽었다. 나이대별 시대 감성이 어떻게 다른지, 기성세대는 Z세대를 어떤 식으로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책이었다.
내가 보기에 Z세대는 확실히 '채용 리스크'가 있는 것 같다. 사실 나만 보더라도 정말... 약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부모님 세대의 감성과 비교했을 때 멘탈적인 부분이 굉장히 약하다. 내가 부모님 세대에서 인정하는 부분이 '노력의 가치'를 안다는 것이다. 이들은 힘들어도 버티고 더 나은 미래를 그려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세대였다. 물론 시대 배경상 경제 성장기기도 했지만, 노력은 쓰고 인내는 달다 같은 표어의 가치를 믿었다.
그러나 지금의 Z세대는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이미 부유한 상태로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형제가 1~2명이다. 부모님의 사랑과 돈이 소수의 인원에게 집중된다. 형제들끼리는 경쟁할 필요가 없고 애초에 눈치볼? 일 자체가 없다고 보면 된다. 관계적인 역학에서 배울 수 있는 사회성은 당연히 없었다. 허드렛일부터 하나하나 부모님이 다 해주다보니 능동적인 성향이 생기질 않는다. (이러니까 시킨 거 아니면 안 함...)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아이들은 당연히 수동적인 사람이 되고, 학교를 가나 회사를 가나 '해줘'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가정과 학교 내에서 지속적인 칭찬을 들어온 세대이다. 질책을 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잘하는 것에 대한 칭찬을 받는 것이 익숙하다. 이런 친구들이 직장 내에서 누군가의 질책을 받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만족도가 굉장히 떨어지고 방어력이 약할 것이다. (책에서는 1~2년 내에 퇴사하는 비율이 70% 정도 된다고 함)
Z세대를 이해하는 키워드 중에 하나는 '경제 성장률'이다. 이들은 단 한번의 경제호황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한다. 애초에 취업은 어려운 것이고 열심히 무언가를 한다고 해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없다. 이런 기조 속에서 노동과 노력의 가치를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에 대한 기준치가 생각보다 높고(=바라는 것이 많음) 시키는 것만 하려는 성향은 이런 기조에서 나온다. 어차피 해도 안 된다 - 라는 패배주의 마인드로 살아가는 친구들도 간혹 보인다. 정직원이 아닌 적당히 알바만 하면서 살아가겠다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도 많은 편인데, 아무래도 직장생활의 피곤함?은 피하고 노력대비 보상을 얻어가겠다는 마인드로 보인다.
사실 다른 사람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내가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가끔보면 나도 파워Z라는 것이 체감이 확 된다. 끝도 없이 높은 기준치를 잡아놓고 이를 만족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현실적인 수준을 잡고 스스로를 객관화해야 하는데, 정말 쉽지가 않다.... 세상은 '너는 이 정도의 사람이야'라는 피드백을 계속 주는데, 인정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자기애가 너무 강한 느낌이... 진짜 너무 강하다. 바라는 것은 또 왜이리 많을까...
내 스스로에 대한 기준치를 많이 낮추고 다른 사람의 현실적인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남들이 뭐든지 그냥 슬렁슬렁 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일부러 좀 공부도 빡세게 해서 일을 잘할 생각을 해야 한다. 나도 멘탈이 강한 편은 아닌데, 그래도 각잡고 하면 빡세게 하지 않는가(약간 불안함 내지, 열등감이 있는 상태여야 뭔가 잘 되는 것 같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세상은 내가 원하는 것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생각했다. 근데 알고보니 그냥 내 실력대비 바라는 것이 너무 많아서,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이었다. 애초에 내가 아직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인식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세상이 아무리 피드백을 줘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리고 계속 거부하는 느낌이 있다.
이제는 충분히 알겠다. 그냥 나는 별로인 사람이다. 근데 지금 별로인 것은 사실 크게 중요하진 않고 앞으로 어떤 마인드로 살아가는지가 훨씬 중요한 것 같다. 나야 뭐... 개발을 하든 책을 읽든 발전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 중에 1명이니, 멘탈적인 부분만 버텨주면(?) 잘 되리라 생각한다. 뭔가 꾸준히 놓지 않고 했으면 좋겠다. 그냥 하면 나름 결과가 나오는데, 자꾸 생각이 많은 것 같달까...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를 잘 하고 꾸준히 공부하면 된다. 그거면 충분하다. 항상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길 바랄 수는 없다. 인생을 살다보면 당연히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는거지... 매번 스스로 생각하기에 괜찮은 사람이라 착각할 때가 많은 것 같기도... 아니면 비교 기준이 사회생활 한참한 사람들과 비교해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같은 Z세대의 친구들과 비교하면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그래도 내가 Z에 들어가서 특유의 감성이 남아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감성이... 있다. 나도 이게 스스로 제어가 잘 안 되는 느낌인데 왜 적당한 수준에서 만족을 잘 안 하는걸까... 책도 많이 읽고 개발도 조금 했다고 설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냥 아직 한참 어린 애새끼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갈 길이 멀다..
그냥 입은 다물고 좀(그만 바라고...) 개발이든 다른 공부든 빡세게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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