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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개발 이야기

개발자가 정치질을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by YuminK 2025. 6. 14.

지난 글에서는 회사 업무를 통해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력 2~3년 급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 좋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신입 개발자가 경력급의 실력을 갖추는 것은 고도로 훈련된 케이스가 아니면 현실적이지 않다. 신입 개발자가 경력 개발자급의 퍼포먼스까지 갖출 필요는 없지만, 더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건 뭐 연봉도 마찬가지고...)

 

나는 신입 개발자치고 혹은 나이치고 나쁘지 않은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그러나 회사에서 정치질을 상당히 많이 당한 편이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꼰대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무엇인지 공유할 생각이다. 나는 당신을 '회사에서 정치질을 당하길 원하지 않는 개발자'라고 가정하고 글을 쓰고 있다. 

 

1. 회사가 신입 개발자에게 '너무 높은 기준'을 기대한다면 회사를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꼰대 회사들은 기본적으로 '경력이 낮은 사람' 혹은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너가 ~을 해야지'라는 생각을 당연시한다. 당신은 이런 환경에서 주변 사람들을 따라 야근도 하고 집에서 공부도 열심히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몇 개월만 지나도 박살나는데,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들은 알아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런 흐름은 꼰대 회사에서 너무나도 일상적인 일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 이전에 퇴사했을 것이다) 

 

신입 특유의 열정이 박살나기 전까지 '나를 뽑아줬다는 고마움' 하나로 회사가 부담 주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당신은 열심히 했을 것이고 나름 인정받고 싶었을 것이다. 당신이 살아온 기준에서 상당히 노력하고 있는데도, 회사가 알아주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꼰대라서'라는 점도 굉장히 크게 작용한다. 그들은 당신과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았기 때문에 10~30년 전 마인드로 살아가는 사람이 태반이고, 아무리 많은 사람이 퇴사해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너 아니어도 다른 사람 뽑으면 된다 마인드)

 

객관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먼저 돌아보고, 너무 높은 기준을 신입에게 강요한다면 회사를 다시 평가하는 것이 좋다. 꼰대들을 만족시키려고 노력하기보단, 꼰대를 만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을 기억하라. 

 

2. 회사가 일을 주지 않는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당신에게 신뢰가 없는 경우]

회사가 일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당신에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상사들은 신뢰가 가지 않은 사람에게 일을 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당신의 실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계속 공부하고 있어야 한다. 신입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당신이 꾸준히 일을 받았고 퍼포먼스를 내줬다면 말하지 않아도 일이 계속 들어올 것이다. 

 

[실제로 일이 없는 경우]

신뢰의 문제가 아님에도 일이 들어오지 않는 '실제로 일이 없는 경우'도 있다. 개발자의 업무는 작업이 들어오면 매우 힘든 반면, 일이 없을 때는 매우 널널한 경향이 있다. 들어올 때 빡세고 쉴 때는 전혀 일하지 않는다. 일이 없어서 안 하는 것은 절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다만 그 시간에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에 시간을 쓰고 있으면 된다. 개발자면 회사 코드라도 보고 있어라. 

 

[회사가 채용을 잘못하는 경우]

회사가 사람을 잘못 뽑은 경우도 분명히 존재한다. 원래 회사라는 조직은 '돈을 버는 것'을 우선시 한다. 그러나 회사가 인사관리를 굉장히 못하는 경우에는 예외가 존재한다. 채용은 적어도 몇 년간의 장기적인 계획하에 이뤄져야 하는데, 이들은 누군가를 채용하는 일을 매우 단순하게 생각한다. 당신이 입사했는데 몇 개월간 놀고 있다면 '전적으로 회사가 사람 관리를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당신을 뽑으면서 시킬 업무가 이미 잡혀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돈을 낭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정도 수준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꼰대들은 시킬 일이 없어서 놀고 있으면(= 당신이 회사 코드만 보고 있으면) 당신 탓을 하기 시작할 것이다. 절대 그들이 잘못 채용한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직 꼰대 회사를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상사가 리더십이 매우 떨어지는 경우]

한국처럼 사수/부사수 개념이 존재하는 나라에서는 당신의 상사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당신이 만난 상사가 리더십이 매우 떨어지는 경우에는 경험할 미래가 암울할 수 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당신과 세대가 다른 경우가 많고, 혼자 일한 경험이 많다. 스스로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일은 잘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람을 관리하는 부분에서는 최악인 경우가 존재한다. 

 

이런 사람이 당신의 상사로 있는 경우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쏟아지는 업무 속에서 당신 상사는 하루종일 일하는데, 당신은 전혀 일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당신의 실력에 문제가 없고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더라도, 전혀 일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당신의 상사는 '공감력' 부분에서 상당히 말아먹은 사람이라, 당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당신을 관리하는 것이 상사의 일이지만, 그들은 당신을 방치한다. 그리고 뒤에서는 '당신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라고 평가할 것이다. 

 

사실 이런 상황은 '알아서 나가라'라고 눈치를 주는 상황인데, 순수한 신입들은 아직 세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정치질을 당해도 정치질인줄 모른다. 이런 상황에 처해있다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최대한 빨리 퇴사하고 정상적인 상사를 만나라. 가스라이팅은 무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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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에게는 '신입'에게 맞는 기대치를 갖는 것이 당연하다.

회사가 일이 충분할 때 위임할 사람을 뽑는 것도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상사가 부하직원 관리하는 일도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러나 꼰대 회사에서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당신은 되도록 실력을 키워 꼰대 회사를 피할 필요가 있다. 꼰대들은 절대 당신을 쉽게 인정해주지 않는다. 당신이 '나이가 어리거나' '경력이 적거나' '그들의 기준을 찬양하지 않거나'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는 경우' 그들은 당신을 '적폐 세력'으로 인지하기 시작한다.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의 버라이어티한 일을 많이 경험할 것이다. 피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냥 받아들여라. 

 

예상했던 일이 문제없이 돌아간다면 그건 인생이 아니다. 뭔가 잘못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에 꼰대들이 갑자기 사라지지 않는다. 당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니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길 권한다. 꼰대들이야 그 자리에서 변화할 생각도 없고 계속 남탓하면서 살겠지만, 당신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아무튼... 현 회사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문제가 전혀 없어서 한번 정리를 해봤다. (다 내가 경험한 일이라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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