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프로그래밍/개발 이야기

(2025년 2월) 경력 3년 개발자 1달 구직 후기

by YuminK 2025. 2. 28.

24년도 1월까지 개발 공부를 빡세게 했다가, 6월 정도에 퇴사하고 내리 8달 정도를 쉬었다.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하면서 솔직히 사람 때문에 많이 지쳤고 '독서' '글쓰기' '외국어 공부' 같은 것들에 시간을 쓰며 보냈다. 1년 전의 나는 개발에만 미쳐있었던 사람이었는데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어찌보면 구직하기 어려운 시기임에도 퍼질러 놀고 있었던 이유는 작년에 만들었던 '블록체인 NFT 민팅사이트'와 'WebRTC' 포트폴리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솔직히 이 정도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만들면, 그냥 슥하면 취업이 될 것이라 믿었던 것 같다. 경력도 3년 정도 있었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앱 개발 + 기술적 깊이를 가진 포폴만으로도 충분히 취업이 되리라 생각했다. 

 

포트폴리오 링크)

https://kymworld.tistory.com/268

https://kymworld.tistory.com/191

 

이력서)

https://utopian-marquess-fc2.notion.site/Resume-d518209891a64978b64aaadc41db5fd7 

 

25년도 2월, 1달간 구직을 진행하면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뼈저리게 많이 느낀 것 같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지만 회사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아직 하꼬 수준으로 보였던 것이 아닐까. 하나의 플랫폼을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인원에게 4천 초반의 연봉은 줄 것이라 생각했다. 거기에 기술적 깊이와 너비가 있으니까 4500은 무난하게 받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근데 현실은 서류부터 그냥 광탈 그 자체였고 회사에서 나를 바라보는 기준치와 내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기준치가 많이 다른 것 같더라. 면접을 보면서도 연봉 부분에서 뭔가 안 맞아서 일그러지는 느낌이 들었다(애초에 면접도 많이 안 잡히긴 했지만) 서류 합격률은 13% 정도였고 사실상 위에 적은 링크가 대부분의 서류였다. 

 

내가 생각하기에 취업이 안 되는 3가지 이유가 있다.

 

- 첫번째로 제출한 서류가 깔끔하지 않아서 어필이 잘 안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내부적으로 링크가 많아서 눌러보기 귀찮고, 포트폴리오를 깔끔하게 PPT로 정리한 것도 아니다. 개발자들이 좋아하는 서비스 구조도를 꼭 그려서 넣었어야 했다. 

- 두번째로 웹 개발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론트엔드/백엔드 분야가 아무래도 수요가 많은 편인데, 나의 경력이 앱 개발에서 분산된 편이라 넣을만한 곳이 그렇게 많지는 않더라(주로 flutter 직군으로 넣었음)

- 세번째로 시장이 많이 안 좋다. 요즘 양극화가 너무 심한 편인데, 누구나 모셔갈 정도의 실력을 가진 럭셔리 시장 or 저가 시장으로 형성이 된 느낌이다. 럭셔리 시장에서는 누구나 이 사람을 채용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웃돈을 주고서라도 데려가려고 한다. 만약 당신이 어설프게 잘하거나 애매한 수준이라면, 그냥 저가 시장으로 가게 된다. 저가 시장에서 사용되는 방식은 '출혈경쟁'이다. 자신의 실력대비 낮은 연봉을 불러서 취업하는 수밖에 없다(개인적으로 상위 20%를 제외하고는 모두 저가 시장에 들어간다고 보고 있다)

 

뭐 아무튼... 그렇다. 내가 생각했던 기대치와 시장의 반응이 많이 달랐다. 나는 뭔가 회사에서 나를 굉장히 기대하면서 바라보는? 그런 것을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보니까 현실성없는 이야기였는데 참... 어떻게 그렇게 오랜시간 놀고 있던 것인지 모르겠다(역시 사람은 처맞기 전까지는 모르는 듯) 

 

솔직히 구직하면서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건가?'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코로나 특수를 누려본 적도 없는데 이직할 때가 되니까 시장이 박살난 느낌이 들었으니까. 근데 내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면서 가만히 있어봐야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냥 '내 실력이 회사 입장에서 보기에 별로인가보다' 생각하고 공감해주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징징거린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음..)

 

https://blog.naver.com/richyumin/223269468963

1년 전에 쓴 글이다. 이 글을 보면 내가 얼마나 개발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었는지 알 수 있다. 왜 어느 시점부터 독서에 미쳐가지고 개발 공부를 안 했는지... 잘 모르겠다만 ㅋㅋ 스스로의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겠지. 한참 시간이 지나서 시장에 내 이력서를 던져보고서야 '내가 한참 부족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1달간의 시장 반응을 보면서 내가 원하는 수준의 대우와 연봉을 받고 회사에 입사하기에는 답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중심으로 더욱 실력을 키워서 가능성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일단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면서 게시판 포트폴리오를 2개 정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남들 다 하는 부분에서 밀리면 높은 점수를 얻기는 힘들테니까. 

 

오랜만에 다시 개발을 시작하면서 Nestjs, Nextjs, TailwindCSS, TypeORM 등 문서를 읽어보고 있다. 오랜만에 집중할 것이 생겨서 그런지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고, 내가 얼마나 개발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더라. 개발 문서는 영어도 단순한 편이라 읽기에도 편하다. 

 

짧게는 4개월~1년 정도 개발에만 투자할 생각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에서 뻑이 가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회사 대표 입장에서 나 하나 데리고 창업할 생각이 드는가? - 라는 질문에 Yes라고 말할 수 있다면 연봉 5천 이상 받고 스타트업 뚫고 들어갈 수 있다. 아직 나는 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더욱 공부해야 한다. 나는 마음을 먹으면 미친듯이 갈아넣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개발에 미치면 결과로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CTO급의 개발자가 되고자 미친듯이 갈아넣을 예정이다. 

 

오늘 글은 솔직히 내 약점을 다 드러내는 글이고, 나도 시장에서 애매한 사람이라 많이 징징거렸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냥 실력으로 뚜까패는 개발자로 성장하고자 한다. 실력을 키워서 기존에 내 잠재력을 알아주지 못했던 회사들한테 복수할(?) 생각이다. 나를 채용할 기회를 걷어차다니, 나쁜 시키들...

 

솔직히 엄청난 대우를 받을 정도로 공부를 빡세게 한 것도 아니었고,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웹 개발 분야에서 많이 부족하다 판단했다. 내가 원하는 대우(CTO급보다는 낮지만 핵심 개발자)를 받으려면 더 갈아넣어야 한다. 갈아넣을 때 힘들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못할 정도로 힘든 것도 아니다. 그냥 하면 된다. 미래의 내 모습에 기대하면서 개발에 시간을 부을 것이다. 결론은 그냥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경력 3년 개발자 1달 구직 후기.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