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에 면접을 보고 왔다. SI회사였는데 외주를 받는 수준을 극한으로 올려서 빡센 업무를 위주로 처내는 회사였다. 조금만 이야기를 해봐도 개발자 수준에 신경을 쓰는 게 많이 보이는 회사랄까. 예를 들면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면, UI만들고 API연동하는 것은 사실 기본적인 것이고 그 이상의 것을 해본 경험이 있는지 계속 물어보더라.
안 해본 것을 해야하는 상황이 많을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배워서 빠르게 만든 경험이 있는지? 수준이 높은 작업을 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묻는 식이다. 물론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프로젝트들이 몇 개가 있어서 말씀을 드렸다.
내가 웹 개발을 어느 정도 선까지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 사람이라, 스타트업씬에 웹 개발자 채용 공고에 지원할 수 없는 것이 뭔가 슬프게 느껴졌다. 스타트업 공고를 보더라도 체감상 90% 정도는 웹 개발자를 채용하는 공고니까. 스타트업 씬으로 가서 이것저것 다 쳐내는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은 내 입장에서는 '웹 개발에 능숙하지 않은 것'이 치명적이라 판단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할 것 같다.
다만, 회사에 따라서는 '기술적 너비'보다 '기술적 깊이'를 더 신경쓰는 회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술적 너비를 갖추는 것? 있으면 좋다. 근데 내부 개발자들이 해당 분야에서 이미 퍼포먼스를 극한으로 내줄 수 있는 상황이라면 기술적 너비를 갖춘 사람이 그렇게까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왜냐면 애초에 해당 업무를 시키진 않을테니까.
맡아줄 업무에서 전문성이 얼마나 되는지, 경력은 어느 정도인지, 회사에서 처리해본 업무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 하는 회사들도 많다. 어찌보면 나의 방향성은 '초기 스타트업'을 향하고 있지만, 역량은 애매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초기 스타트업 씬 자체가 웹 개발을 잘하는 게 기본처럼 느껴지니까. 앱 개발에 대한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내가 걸어온 방향성과 기술이 현재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디스매치된다... 몇 일 내로 실력적인 격차를 해소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적어도 몇 개월은 걸리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이스한 것은 내 역량을 잘 알아주는 회사에 들어가거나, 스타트업 씬에 앱 개발자로 취업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앱 개발자를 필요로 하면서 여러 분야를 동시에 경험한 사람을 필요로 하는 수요는 반드시 있다. 물론 많지는 않을 뿐이지.. 이런 회사에 들어가거나 앱 개발의 경력을 인정해주면서 + 기술적으로 깊이 있게 파본 경험을 좋아해주는 회사에 들어가면 되지 않을까(둘다 비슷한가..?) 아무튼 생각이 좀 많아지는 것 같긴 하다. 내가 가려는 방향성이 웹 개발 때문에 발목을 잡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아무튼 Flutter쪽만 지원하고 있는데, Android쪽도 지원할 생각을 하고 있다. 공고수부터 2~3배는 차이가 나는 시장이라 갈 곳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같은 앱 개발 분야라서 Flutter개발쪽을 안 좋게 보지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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